일본 취업 서류에서 이력서(履歴書)는 가장 덜 고민하는 문서다. 양식이 정해져 있고, 칸을 채우면 끝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한국인이 쓰면 칸마다 한 번씩 멈춘다. 연도를 어떤 연호로 쓸지, 한국 학교 이름을 어떻게 옮길지, 공백기를 얼마나 쓸지, 본인희망란에 무엇을 적을지. 이 글은 그 칸들에서 내가 실제로 정한 답과, 하로워크(ハローワーク) 공식 안내를 칸 순서대로 맞춰 본 기록이다.
결론 3줄
- 일본 이력서 양식은 후생노동성 양식례(A4)를 쓰면 된다. 틀을 고민할 필요가 없는 문서라, 차이는 칸을 채우는 규칙에서 난다. 연도는 와력(和暦)과 서기 중 하나로 통일하고, 학교·회사·자격은 줄이지 않은 정식 명칭으로 쓴다.
- 학력·직력은 오래된 순이 기본이다. 하로워크 안내가 그렇게 정한다. 이직 때 「역순으로 고치라」는 조언을 받았는데, 역순은 직무경력서에서 쓰는 형식이다. 응모처가 정한 양식이나 지시가 있으면 그것을 따른다.
- 공백기는 구체적으로, 그러나 기본만. 본인희망란은 비워 두지 않고 「貴社の規定に従います(귀사 규정에 따릅니다)」로 쓴다. 둘 다 이력서가 면접의 질문지가 된다는 전제에서 나온 답이다.
내 이력서 — 일곱 개의 선택
나는 일본 취업 서류를 두 시기에 썼다. 신졸 때는 이력서와 엔트리시트, 이직 때는 이력서와 직무경력서였다. 두 문서의 차이는 직무경력서 글에 썼다. 이 글은 이력서 한 장에서 내가 정한 것들이다.
- PC로 썼다. 손글씨가 아니라 PC로 작성했다.
- 연도는 와력으로 썼다. 생년월일부터 학력·직력까지 令和·平成 같은 일본 연호로 맞췄다.
- 한국 학교명은 한자로 썼다.
- 공백기는 구체적으로 쓰되, 기본적인 것만 적었다. 면접에서 더 물어볼 수 있게 여지를 남겼다.
- 증명사진은 사진관에서 찍었다.
- 본인희망기입란에는 「회사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적었다.
- 이직 때는 시간순을 역순으로 고치라는 조언을 받았다.
일곱 개 중 마지막 하나는 공식 안내의 기본값과 다르다. 그래서 이 글에서 가장 길게 다룬다(아래 6절).
구조 — 칸 순서대로 쓰는 법 (履歴書の書き方)
아래 규칙은 하로워크가 배포하는 응모 서류 작성 팸플릿과 후생노동성 양식례를 기준으로 했다(하로워크 — 이력서·직무경력서 작성법).
1. 양식 — 후생노동성 양식례, A4
양식은 후생노동성이 공개한 이력서 양식례를 쓰는 편이 안전하다. 하로워크도 A4판을 권하고, 응모처가 지정한 양식이 있으면 그것을 따르라고 한다. 이 양식에서 성별란은 기재가 임의다. 옛 양식에 있던 항목이 빠진 경위는 직무경력서 글에 정리했다. 「보호자」란이 있는 옛 양식은 쓰지 않는다.
2. 손글씨인가 PC인가
하로워크는 응모처에 따라 다르고, 지금은 어느 쪽이든 괜찮다는 기업이 많다고 안내한다. 지정이 없으면 준비 시간을 보고 정하면 된다. 홈페이지로 지원받는 기업, IT·외자계 기업이라면 PC 작성을 권한다는 설명도 있다. 나는 PC로 썼다. 손글씨로 쓴다면 틀린 곳을 수정액이나 두 줄로 고치는 것은 안 되고, 처음부터 다시 써야 한다.
3. 날짜와 연호 — 하나로 통일한다
맨 위 날짜는 작성일이 아니라 제출일이다. 우편이면 부치는 날, 직접 가져가면 가져가는 날이다. 연도는 와력과 서기 중 하나로 통일한다. 섞으면 안 된다.
나는 와력으로 썼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한국에서 학교를 다닌 사람에게 와력은 환산이 필요한 달력이다. 생년, 입학·졸업년, 입사·퇴사년을 전부 바꿔야 하고, 한 줄이라도 틀리면 앞뒤가 맞지 않는 이력서가 된다. 하로워크가 연호 환산표를 따로 배포하는 이유다. 「令和元年」을 「R1」처럼 줄여 쓰지도 않는다.
4. 이름·주소 — 줄이지 않는다
주소는 도도부현부터, 맨션 이름과 호수까지 쓴다. 「1-2-3」이 아니라 「一丁目2番地 3号」처럼 정식 표기로 적는다. 연락처란은 현주소 말고 연락받을 곳이 따로 있을 때만 쓴다.
5. 학력 — 오래된 순, 정식 명칭으로
학력은 입학과 졸업을 한 줄씩, 오래된 순으로 쓴다. 고등학교부터 쓰는 경우가 많고, 대학은 학부·학과까지 적는다. 「○○高校」가 아니라 「○○高等学校」처럼 정식 명칭으로 쓴다.
한국 학교명을 나는 한자로 썼다. 한국 대학 상당수는 한자 정식 명칭을 갖고 있어서 일본 이력서에 그대로 옮길 수 있다. 다만 옮길 수 있다는 것과 읽힌다는 것은 다르다. 한자로 옮긴 부서명이 일본 담당자에게 전달되지 않았던 경험은 한국 경력 환산 글의 첫 번째 함정으로 썼다. 학교명은 고유명사라 부서명보다 문제가 작다. 그래도 담당자가 모를 수 있는 이름이라는 점은 알고 쓰는 편이 낫다.
6. 직력 — 오래된 순이 기본, 그런데 역순으로 고치라는 조언을 받았다
하로워크 안내의 기본은 이렇다. 직력은 입사와 퇴사를 오래된 순으로 쓴다. 회사명은 「(株)」가 아니라 「株式会社」로 줄이지 않는다. 퇴사 사유는 「一身上の都合により退職(일신상의 사정으로 퇴직)」, 「会社都合により退職(회사 사정으로 퇴직)」처럼 짧게 쓴다. 지금 다니는 회사가 있으면 마지막 줄에 「現在に至る(현재에 이른다)」를 쓰고, 직력의 끝에는 오른쪽에 「以上」을 쓴다.
이직할 때 나는 이 순서를 역순으로 고치라는 조언을 받았다. 최근 경력을 위로 올리라는 뜻이다. 역순이 틀린 방식은 아니다. 다만 그것은 보통 직무경력서의 형식이다. 직무경력서 글에 쓴 대로 최신 경력을 맨 위에 두는 역편년식이 경력직 직무경력서의 기본값이다. 이력서의 학력·직력란은 공식 안내상 오래된 순이 기본이다.
그래서 순서를 이렇게 정리한다. 응모처가 양식이나 순서를 정해 두었다면 그것을 따른다. 지정이 없으면 이력서는 오래된 순, 직무경력서는 역순으로 쓴다. 조언을 받으면 그것이 어느 서류를 두고 한 말인지부터 확인한다. 두 서류는 이름이 비슷해서 조언도 섞이기 쉽다.
7. 공백기 — 구체적으로, 그러나 기본만
학업이나 일이 끊긴 기간이 있으면 비워 두지 않는다. 나는 구체적으로 쓰되 기본적인 것만 적었다. 이유는 하나다. 이력서는 면접의 질문지가 된다. 면접 글에 「이력서의 모든 줄에 『왜?』를 미리 달아 두는 준비」가 필요하다고 썼다. 공백기 줄은 그 「왜?」가 가장 먼저 붙는 줄이다. 서류에 전부 설명해 버리면 면접에서 말할 것이 남지 않고, 아무것도 안 쓰면 의심이 먼저 온다. 한 줄로 무엇을 했는지는 보이게 쓰고, 이유와 배운 것은 면접에서 말한다.
휴학이 여러 번이었을 때 서류와 면접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한국 경력 환산 글의 다섯 번째 함정에 썼다.
8. 면허·자격 — 「취득」·「합격」, 관련 있는 것부터
「○○免許 取得」, 「○○検定 合格」처럼 쓴다. 하로워크는 오래된 순보다 응모처에 대한 어필이 큰 순서를 권한다. 자격이 많으면 직무와 관계있는 것을 고른다. 일본어능력시험도 정식 명칭으로 쓴다.
9. 지망동기·자기PR 칸
양식례에는 지망동기·특기·어필 포인트를 쓰는 칸이 있다. 이 칸을 어떻게 채우는지는 지망동기 글에 따로 썼다. 이력서의 칸은 작아서, 한 줄의 논리만 들어간다.
10. 본인희망기입란 — 비워 두지 않는다
나는 「회사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적었다. 하로워크 안내의 예시 문구와 같다 — 「勤務条件は貴社の規定に従います。」. 안내는 이 칸을 공란으로 두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고 하고, 근무 조건에 구체적인 희망이 있어도 여기에 직접 쓰기보다 면접에서 상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한다. 지원 직종을 적거나(「○○職を 希望します」), 재직 중이라 전화를 받기 어려운 시간을 적는 방법도 있다.
11. 사진 — 사진관이든 즉석 촬영기든, 6개월 이내
나는 사진관에서 찍었다. 하로워크 안내상 사진관이 아니어도 된다. 즉석 촬영기 사진도 선명하면 괜찮다. 기준은 이렇다.
- 본인 혼자, 정면 상반신, 무배경·무모자. 스냅 사진은 안 된다
- 대략 6개월 이내에 찍은 것
- 복장은 기본적으로 정장. 하로워크 안내는 남성의 경우 흰색이나 옅은 색 셔츠를 예로 든다
- 칸에 풀로 붙이고, 셀로판테이프는 쓰지 않는다
- 떨어져도 누구 사진인지 알 수 있게 뒷면에 이름을 쓴다
PC로 작성해 데이터로 내는 경우에는 사진 데이터를 넣게 된다. 이때도 같은 기준으로 찍은 사진을 쓴다.
함정 — 칸마다 걸리는 곳
함정 1. 연호를 섞는다
생년월일은 와력, 학력은 서기처럼 섞으면 읽는 사람이 계산을 해야 한다. 와력을 쓰기로 했으면 전 칸을 와력으로 쓴다. 한국에서 산 기간이 긴 사람일수록 환산 실수가 나오니, 다 쓴 뒤 연도만 따로 한 번 더 본다.
함정 2. 줄여 쓴다
「高校」, 「(株)」, 「R元年」, 「同上」, 「〃」. 한국 이력서에서는 자연스러운 생략이 일본 이력서에서는 성의 없는 표기로 읽힌다. 학교명·회사명·자격명은 정식 명칭으로 쓴다.
함정 3. 이력서와 직무경력서의 순서를 섞는다
역순으로 고치라는 조언을 받았을 때 그것이 어느 서류 이야기인지 확인하지 않으면 두 서류가 같은 순서가 되거나, 한 서류 안에서 순서가 섞인다. 지정이 없으면 이력서는 오래된 순, 직무경력서는 역순이다.
함정 4. 공백기를 다 설명하거나, 아예 비운다
다 쓰면 면접에서 할 말이 없어지고, 비우면 서류 단계에서 의심받는다. 무엇을 했는지 한 줄, 나머지는 면접에서 말한다.
함정 5. 본인희망란을 비운다
공란은 적당하지 않다는 것이 공식 안내다. 조건 희망은 면접에서 상담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이 칸에는 「貴社の規定に従います」나 희망 직종을 적는다.
함정 6. 셀로판테이프로 사진을 붙인다
떨어지거나 들뜨기 쉽다. 풀로 붙이고, 뒷면에 이름을 적는다. 데이터로 낼 때는 해상도가 낮은 사진을 쓰지 않는다.
여섯 개를 하나로 줄이면
일본 이력서는 틀을 고르는 문서가 아니라 규칙을 지키는 문서다. 연호는 하나로, 이름은 줄이지 않고, 순서는 오래된 순. 그 위에서 공백기와 본인희망란처럼 면접으로 이어지는 칸만 조금 생각해서 쓰면 된다. 차별화는 직무경력서와 면접에서 한다.
정리
- 양식 — 후생노동성 양식례 A4, 응모처 지정이 있으면 그것
- 손글씨·PC — 응모처 나름, 지정이 없으면 어느 쪽이든. 나는 PC
- 날짜 — 제출일. 연호는 와력·서기 중 하나로 통일(나는 와력)
- 학력·직력 — 오래된 순이 기본, 정식 명칭. 역순은 직무경력서 형식
- 공백기 — 구체적으로, 그러나 기본만. 이유는 면접에서
- 면허·자격 — 「取得」·「合格」, 관련 있는 것부터
- 본인희망란 — 비우지 않는다. 「勤務条件は貴社の規定に従います」
- 사진 — 사진관·즉석 촬영기 모두 가, 6개월 이내, 뒷면에 이름, 풀로
본문 기준일은 2026년 9월이다. 이력서 양식례와 작성 안내는 후생노동성·하로워크가 개정할 수 있으니 원본 페이지에서 최신판을 받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