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세페이지를 일본어로 옮기는 일을 「번역」이라고 부르는 순간, 그 페이지는 이미 절반쯤 실패한다. 직무경력서 글에서 「번역이 아니라 환산이다」라고 썼던 것과 같은 구조다 — 상세페이지가 하는 일은 문장을 옮기는 것이 아니라 「이 물건을 받으면 이럴 것이다」라는 기대치를 소비자 머릿속에 미리 설계하는 것이고, 그 기대치의 단위가 한국과 일본에서 다르다.
결론 3줄
- 일본 상세페이지는 번역물이 아니라 기대치 설계서다. 리뷰가 재는 것은 상품의 절대 품질이 아니라 「기대했던 것과 받은 것의 차이」이고, 그 기대는 상세페이지가 만든다. 숫자가 다 적혀 있어도 기대치는 설계되지 않을 수 있다 — 「생각보다 크다」는 리뷰가 그 증거였다.
- 설계할 축은 다섯 개다 — 정보의 순서, 규격의 표기, 문장의 격식, 사진의 역할, 쓰지 않는 말. 한국판을 그대로 옮기면 다섯 축 전부에서 일본 소비자의 기대와 어긋난다.
- 만드는 순서는 경쟁 상품의 리뷰에서 기대치를 채집하는 것부터다. 문장을 쓰는 것은 마지막이고, 그 앞에 규격표·사진 목록·금지어 목록이 있다.
이 글은 표시 관련 법령(경품표시법·약기법·품질표시법 등)의 존재와 방향을 짚을 뿐, 개별 표현의 적법 여부에 대한 법적 판단이 아닙니다. 판단은 변호사 등 전문가의 영역입니다. 또한 등장하는 상품 예시는 가공의 예입니다.
「사이즈가 써 있는데 왜 이런 리뷰가 나오지」 — 그 다음 이야기
이 글의 입구는 리뷰 분석 글에 쓴 한 장면이다. 어떤 상품에 「생각보다 크다」는 리뷰가 반복됐고, 치수는 상세페이지에 이미 밀리미터로 적혀 있었다. 그때 깨달은 것이 「고객은 숫자를 보지만 크기를 상상하지 못한다」였고, 비교 사진·손에 쥔 사진· 설치 시 점유 공간을 추가하자 그 리뷰가 줄었다. 저 글은 그것을 「가장 빠른 사후 개선」으로 다뤘다.
이 글은 같은 사건을 반대 방향에서 본다. 리뷰가 온 뒤에 고친 것을, 처음부터 설계했다면 어떤 문서가 됐을까. 그 답이 「상세페이지 현지화」 이고, 아래는 그 설계의 다섯 축이다. 화자의 자리는 셀러 건과 대행사 리포트를 읽는 자리까지이고, 이 글의 상품 예시는 전부 가공의 예로 썼다 — 실제 취급 품목은 어느 글에서도 쓰지 않는다.
구조 — 기대치 설계의 다섯 축 (商品ページのローカライズ)
1. 전제 — 리뷰는 「차이」를 잰다
일본 리뷰의 별점이 한국과 다른 척도로 움직인다는 것은 40번 글에 썼다. 여기서 필요한 것은 한 줄이다 — 별점 = 받은 것 − 기대한 것. 상품을 바꾸지 않고도 기대치를 정확히 만들면 차이는 줄고, 아무리 좋은 상품도 기대치가 잘못 설계되면 차이가 벌어진다. 상세페이지는 이 식의 두 번째 항을 만드는 유일한 도구다. 그래서 「번역」이 아니라 「설계」다.
2. 축 하나 — 정보의 순서
한국 상세페이지의 전형은 감성 카피와 연출 이미지로 시작해 스펙이 뒤에 온다. 일본 상세페이지에서 소비자가 먼저 찾는 것은 규격·사이즈· 재질·내용물이고, 그다음이 사용 장면, 마지막이 브랜드 이야기다. 그리고 한국판에 거의 없는 블록 두 개가 일본판에는 표준처럼 붙는다 — 「ご注意(주의사항)」와 「よくある質問(자주 묻는 질문)」. 이 두 블록이 하는 일이 정확히 기대치 설계다. 「이런 경우에는 이렇게 됩니다」를 구매 전에 읽게 해서, 받은 뒤의 차이를 미리 없앤다.
순서를 바꾸는 것은 번역이 할 수 없는 일이다. 문장을 아무리 정확히 옮겨도 순서가 한국식이면 일본 소비자는 「찾는 정보가 안 나오는 페이지」로 읽고 떠난다.
3. 축 둘 — 규격의 표기
「생각보다 크다」 사건의 교훈을 규격 표기의 규칙으로 옮기면 이렇다.
- 숫자는 상상을 만들지 않는다 — 비교가 만든다. 치수 옆에 A4· 스마트폰·손·500ml 페트병 같은 공통 척도를 놓는다(사진과 세트)
- 단위는 미터법으로, 표기는 일본식으로. 한국판의 「cm」는 통하지만 inch나 자유 표기는 통하지 않는다. 용량·중량·재질 표기의 관행(약칭· 순서)도 일본 시장의 것으로 맞춘다
- 허용 오차를 적는다. 「±」 표기와 「측정 방법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한 줄이 클레임 한 건을 막는다
- 설치·사용 시 점유 공간을 별도 항목으로 — 제품 치수와 「놓았을 때 차지하는 공간」은 다른 숫자다(40번 사건의 실체가 이것이었다)
가공의 예 — 접이식 수납 상자라면 「접었을 때 / 펼쳤을 때 / 뚜껑을 열 때 필요한 위 공간」 세 치수를 각각 적고, 펼친 상자 옆에 A4 파일을 놓은 사진을 붙인다. 치수 하나만 적힌 페이지와 같은 상품을 팔지만, 기대치는 전혀 다르게 설계된다.
4. 축 셋 — 문장의 격식
한국 상세페이지의 문장을 그대로 번역하면 세 가지가 걸린다.
- 감탄과 과장 — 「대박」「미쳤다」「인생템」 계열의 어투는 일본어로 옮기면 격이 떨어지거나 의미가 안 선다. 일본 상세페이지의 기본은 です・ます체의 평서문이고, 열기는 문장이 아니라 사진과 정보량으로 낸다
- 「~해 드립니다」식 직역 — 한국식 서비스 어투를 그대로 옮기면 주어가 어긋나거나 과공한 문장이 된다. 「~できます」「~に対応しています」 처럼 기능을 서술하는 형태가 표준
- 비교와 단정 — 「타사 대비」「최고의」「완벽한」은 문장 격식 문제이자 다음 축(쓰지 않는 말)의 문제다
격식은 문법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CS 글에서 「문장의 격식」이 클레임 대응의 변수라고 썼는데, 상세페이지에서는 그것이 구매 전 신뢰의 변수다. 어투가 낯선 페이지는 「외국 판매자」로 읽히고, 그 순간 기대치에 「배송·CS도 어설플 것」이라는 항목이 추가된다.
5. 축 넷 — 사진의 역할
한국 상세페이지의 사진은 연출이 많고, 일본 상세페이지의 사진은 정보가 많다. 일본판에서 사진이 해야 할 일은 순서대로 이렇다.
- 실물의 크기 — 비교 척도와 함께(축 둘)
- 재질과 질감 — 접사, 이음새, 뒷면
- 사용 장면 — 손에 쥔 모습, 설치된 모습, 점유 공간
- 패키지 전면 — 일본에서 「새것」은 패키지까지 포함한 상태라 (배송 품질 글에서 다룰 주제다), 어떤 상자에 담겨 오는지 자체가 기대치의 일부다
- 동봉물과 구성품 — 「들어 있는 것 전부」를 한 장에
모델 컷과 무드 컷은 이 다섯 장 뒤에 와도 늦지 않다. 한국판 사진을 그대로 쓰면 3~5번이 비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빈자리가 「생각보다 작다·크다·다르다」 리뷰의 자리가 된다.
6. 축 다섯 — 쓰지 않는 말
마지막 축은 「무엇을 넣을까」가 아니라 「무엇을 빼야 하는가」다. 세 층이 있다.
- 경품표시법(景品表示法) — 실제보다 우수하다고 오인시키는 표시(우량 오인), 조건이 유리하다고 오인시키는 표시(유리오인)를 금지한다. 「No.1」「업계 최고」「최저가」류는 합리적 근거(비교 대상·조사 대상의 적절한 선정 등)가 없으면 부당표시가 된다 (소비자청 — 표시 규제 개요)
- 약기법(薬機法) — 화장품·건강 관련 상품에서 효능·효과를 단정하는 표현. 진출 체크리스트 글의 「확인 항목」 그대로 — 어느 표현이 어디까지 가능한지는 전문가의 영역
- 가정용품품질표시법(家庭用品品質表示法) — 섬유제품·합성수지가공품· 전기기계기구·잡화공업품에는 정해진 표시 사항(섬유라면 조성·취급 방법 등과 표시자 정보)이 있다 (소비자청 — 가정용품품질표시법)
한국판 카피의 「최고」「완벽」「효과 보장」은 격식 문제를 넘어 법의 문제가 된다. 그리고 여기서 하나 더 — 상품 명칭과 리스팅 단어의 상표 확인, 광고 키워드 확인에 쓴 그 단어 목록이, 이 「빼야 할 말」 점검의 목록이기도 하다. 한 목록으로 세 번 거른다.
7. 만드는 순서 — 문장은 마지막에
다섯 축을 작업 순서로 바꾸면 이렇다.
- 기대치 채집 — 같은 카테고리 일본 상품의 리뷰에서 「생각보다 ~」 「~인 줄 알았다」 문장을 모은다(진입 전이라면 이것이 유일한 VOC다 — 40번 글의 방법)
- 규격표 — 채집한 기대치에 답하는 항목으로 규격표를 짠다(치수· 점유 공간·재질·용량·오차)
- 사진 목록 — 축 넷의 다섯 장을 촬영 목록으로 만든다
- 주의사항·FAQ 블록 — 채집한 「~인 줄 알았다」가 곧 FAQ다
- 문장 — 여기서야 쓴다. です・ます, 기능 서술, 과장 없이
- 금지어 점검 — 단어 목록으로 경표법·약기법·상표를 한 번에
- 일본인 검수 — 「읽히는가」가 아니라 「믿어지는가」를 묻는다
번역 회사에 한국판을 넘기는 방식으로는 1~4·6·7이 통째로 빠진다. 그것이 「번역」과 「기대치 설계」의 실무적 차이다.
함정 — 번역이라고 생각해서 밟는 것
함정 1. 번역기 문장을 그대로 올린다
문법은 맞는데 격이 다른 문장이 나온다. 감탄·과장·「~해 드립니다」가 그대로 살아 있고, 일본 소비자는 첫 문단에서 「외국 판매자」를 감지한다. 이 감지가 문제인 이유는 상품 평가가 아니라 기대치에 불신 항목이 추가된다는 데 있다.
함정 2. 숫자를 적었으니 됐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크다」 사건의 원형이다. 치수는 적혀 있었다. 없었던 것은 비교 척도와 점유 공간이었다. 숫자는 정보이지 기대치가 아니다 — 기대치는 비교가 만든다.
함정 3. 한국판 사진을 그대로 쓴다
연출 컷은 많고 정보 컷은 없는 구성이 된다. 특히 패키지 전면과 구성품 전체 사진이 빠지면, 도착 순간의 첫인상 — 상자 상태와 「이게 전부인가」 — 가 설계되지 않은 채로 남는다.
함정 4. 카피의 「최고·No.1·효과」를 그대로 옮긴다
한국판에서 흔한 우위 표현이 일본에서는 경품표시법의 우량오인·유리오인, 약기법의 효능 단정에 걸릴 수 있다. 격식의 문제가 아니라 표시 규제의 문제이고, 판단은 전문가 몫이지만 「그대로 옮기지 않는다」는 판단은 그 전에 할 수 있다.
함정 5. 검수를 「일본어 잘하는 사람」에게만 맡긴다
번역 검수는 「틀린 문장이 있는가」를 본다. 기대치 설계의 검수는 「이 페이지를 읽고 물건을 받았을 때 놀랄 것이 있는가」를 본다. 일본어 능력이 아니라 일본 소비자로서의 감각이 필요한 검수이고, 질문을 바꾸지 않으면 같은 검수자가 같은 페이지를 통과시킨다.
함정 6. 팔리기 시작한 뒤에 고치면 된다고 생각한다
40번 글의 「상세페이지가 가장 빠른 개선」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개선은 리뷰가 쌓인 뒤에 시작되고, 그때까지의 리뷰는 남는다. 사후 수정이 빠른 것과 사전 설계가 값싼 것은 다른 이야기다 — 설계 비용은 리뷰 몇 건보다 언제나 싸다.
여섯 개를 하나로 줄이면
상세페이지 현지화의 성패는 일본어 실력이 아니라 「받은 뒤의 놀람」을 얼마나 미리 없앴는가로 갈린다. 순서·규격·격식·사진·금지어 — 다섯 축은 전부 그 놀람을 구매 전으로 끌어오는 장치다. 번역은 그중 한 축의 절반만 한다.
정리
- 상세페이지 = 기대치 설계서 — 별점은 「받은 것 − 기대한 것」
- 다섯 축 — 정보 순서(규격 먼저·주의사항·FAQ) / 규격 표기(비교 척도· 오차·점유 공간) / 문장 격식(です・ます·기능 서술) / 사진(크기·질감· 장면·패키지·구성품) / 쓰지 않는 말(경표법·약기법·품질표시·상표)
- 순서는 채집 → 규격표 → 사진 목록 → FAQ → 문장 → 금지어 → 검수
- 단어 목록 하나로 세 번 거른다 — 상표·키워드·금지어
- 검수 질문은 「읽히는가」가 아니라 「놀랄 것이 있는가」
본문 기준일은 2026년 9월이다. 표시 규제의 운용 기준은 바뀌고 집행 사례가 쌓이는 영역이니, 개별 표현은 소비자청 최신 안내와 전문가 확인을 거칠 것.